대학교를 다닐 때, 디자이너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업 중에 정보를 얻거나 네트워크를 만들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어렵사리 시간을 내 디자인 관련 세미나에 열심히 찾아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과 경비가 많이 소모됐지만 세미나에서 많은 정보를 얻고 자극을 받았습니다. 3학년때는 실무 경력이 필요해 휴대폰 회사 팬텍에서 진행한 ‘스카이커뮤니티 인턴십’에 참가했습니다. 학생 신분으로는 얻기 힘든 대기업의 디자인 프로세스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졸업 후에는 컨퍼런스 시스템기기, 무선 전화기 등을 개발하는 브이텍 텔레커뮤니케이션스에 취업해 약 2년 6개월을 근무하고, 이후 중국 심천의 하만 카돈 디자인팀에서 3년간 시니어디자이너로, 이후 아메리칸 스탠다드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릭실의 글로벌 디자인 아시아 팀에서 리드 디자이너로서 브라질, 싱가포르, 중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온 다국적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먼저 디자인을 할 때, 디자인하는 물체가 놓일 장소를 생각해 보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산업 디자이너로 일하다 보면 여러 가지 요인으로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 중 하나가 기술 문제에만 집중하다가 사용자가 불편한 디자인을 하거나 심미적 부분에만 에너지를 쏟은 나머지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경우입니다. 제품을 디자인할 때 외연의 디자인만 살피지 말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어떤 이유와 목적, 전략에서 그런 디자인이 나왔는지를 고민하고 살펴보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디자인할 때의 첫 번째 원칙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은 ‘평범함 속의 비범함’입니다. 이미지가 깨진 부분은 없는지, 작품 구성에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폰트의 형태와 크기는 적당한지 같은 기본을 먼저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회사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하만 카돈에 지원할 때 제 포트폴리오의 주요 전략은 '글래머러스룩(glamorous look)’이었습니다. 아이코닉하고 패셔너블한 느낌이 나는 하만 카돈의 제품 이미지를 고려해 첫 페이지의 메인 이미지를 아주 인상적이고 기억에 오래 남도록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나서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객관적 아름다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작업물을 완성했다면 즉시 비핸스나 디자이너를 위한 웹페이지에 업로드를 하라고 조언드립니다. 준비 없이 ‘우연히’ 채용이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나는 아직 포트폴리오가 준비되지 않았어’, ‘영어가 부족해' 하면서 취업 시장에 뛰어들기를 주저하는 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