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 밀러(Herman Miller)의 대표 제품인 ‘에어론(Aeron)’ 의자에 해양행 플라스틱(ocean-bound plastic), 즉 OBP의 재활용 비율이 더욱 높아진다. 허먼 밀러는 이달 출시된 ‘오닉스 울트라 매트’를 비롯한 ‘에어론’ 의자 전 모델에 OBP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자 1개당 최대 1.13kg의 OBP가 의자의 프레임과 틸트 커버 등에 채택되어 재활용된다.
해양행 플라스틱, 줄여서 OBP는 아직 바다로 흘러들지는 않았으나 “관리에서 벗어난 쓰레기”로 분류된 플라스틱을 이르는 말이다. 즉 해안선 50km 이내 육지에 있으나, 아직 수거되지 않았고 또 앞으로도 수거될 법 하지 않아서, 바다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 플라스틱을 가리킨다. 플라스틱 물병, 뚜껑이나 어업 용구 등이 대표적인 OBP 쓰레기로 꼽힌다.
OBP의 수거 및 재활용은 그래서 플라스틱 쓰레기의 해양 유입을 막는 마지막 기회와도 같다. 넥스트웨이브 플라스틱스(NextWave Plastics)는 이를 위해 결성된 업계 주도의 컨소시엄으로, 선도적 기술 기업과 소비자 브랜드들이 힘을 모아 처음으로 결성한 OBP 공급망 네트워크다. 넥스트웨이브의 회원사로는 델 테크놀로지스, 휴먼스케일, 이케아, 인터페이스, 솔가르드, 트렉 바이시클 그리고 허먼 밀러 등이 있다.
넥스트웨이브의 목표는 2025년까지 연간 2만 5천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의 해양 유입을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안 도시에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를 기업과 지역의 수거 인력이 협동하여 수거하고, 그렇게 모은 플라스틱은 분쇄, 세척, 펠릿화 공정을 거쳐 OBP를 재활용할 제조사에 ‘원료’로서 판매된다. ‘에어론’에 사용된 플라스틱은 인도 및 인도네시아에서 수거된 것으로, 허먼 밀러를 비롯해 넥스트웨이브 소속 다른 회원사들이 OBP 소재의 수요 및 공급망 창출을 위해 노력 중인 지역들에 속한다. 이들 지역에서 OBP를 수거함으로써, 해양 보호는 물론 고용 창출까지 지역 공동체에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어가고 있다.
허먼 밀러는 2030년까지 자사가 사용하는 전체 소재에서 OBP를 포함해 재활용 소재의 사용 비율을 최소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이미 사무용 가구 ‘OE1’ 컬렉션을 비롯해, ‘세일 의자(Sayl Chair)’, ‘레베니오(Revenio)’ 텍스타일 등의 제품군 포장 및 텍스타일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온 가운데, ‘에어론’에까지 OBP를 적용하게 된 배경이다.
“매년 약 8백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든다. 이는 1분마다 쓰레기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허먼 밀러의 지속가능성 디렉터 게이브 윙(Gabe Wing)의 설명이다. 허먼 밀러는 앞으로 ‘에어론’ 외에도 앞서 언급한 제품과 포장에까지 OBP를 채택하여, 매년 234t의 플라스틱 쓰레기의 해양 유입을 막을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지금의 추세로 보아 신규 해양 유입 플라스틱 쓰레기의 비율은 매년 3배로 뛸 위험에 처해 있다. 이를 막을 핵심 전략은 OBP가 지닌 가치를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다. OBP를 활용한 ‘에어론’ 의자를 시장에 출시함으로써, 허먼 밀러는 OBP 소재의 상업적 가치를 증명할 뿐 아니라 OBP 원료 공급망 개발에 공동의 실천이 지닌 힘을 보여준다.” 넥스트웨이브의 설립을 주도한 론리 웨일 재단의 CEO 듄 아이브스(Dune Ives)의 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