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트렌드 2022: 탄소중립
Design trend 2022: Carbon zero
2021. 07. 05 조회 : 317
숟가락 고고학
The ‘Spoon Archeology’ exhibition at the German Pavilion at the London Design Biennale 2021

1940년대 개발되어 1950년대 처음 대량 생산된 일회용 커틀러리는 패스트푸드, 배달 음식 업계의 성장과 함께 어디에서나 쓰이는 흔한 물건이 되었다. 하지만 한 번의 쓰임을 목적으로 그간 생산되고 버려진 어마어마한 량의 일회용 숟가락 중 엄밀히 말해 자연스레 분해되어 사라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분해까지 수백 년이 걸리는 이 작고 가벼운 플라스틱은 그렇게 쓰레기의 상태로 머물며 바다로 흘러들어 해양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한다. 


이에 각국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을 퇴출하는 움직임이다. 한국 역시 2030년부터 모든 업종에서 비닐봉지와 쇼핑백 등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바로 지난 토요일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의 사용 금지가 시행되었다. 일회용 면봉, 풍선, 물티슈부터 비닐봉지, 식음료 용기, 빨대, 커틀러리 등 10가지 용품을 더는 사용할 수 없다. 


2021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에서는 퇴출을 앞두고 이제 곧 ‘유물’이 될 일회용 플라스틱 숟가락들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가 열렸다. 독일관의 ‘숟가락 고고학(Spoon Archeology)’은 쓰고 버리는 문화(throwaway culture)의 상징이 된 플라스틱 커틀러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자리였다. 드레스덴 국립미술관의 공예박물관장인 토마스 A. 가이슬러(Thomas A. Geisler)가 큐레이팅을, 디자이너 카이 링케(Kai Linke)와 페터 에카르트(Peter Eckart)가 디자인을 맡은 이번 전시는 실제로 유럽의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 금지 조치를 배경으로 기획된 것이다.  


‘숟가락 고고학’은 이 작고 가벼운 색색의 일회용 커틀러리를 종류, 색상, 형태 등에 따라 투명한 전시상자에 마치 고대의 유물이나 진기한 견본처럼 가지런히 담아 전시하였다. 전시된 수백 개의 플라스틱 숟가락, 포크, 나이프, 빨대 등은 카이 링케와 페터 에카르트가 각자 수십 년 전부터 수집하여 연구해온 것들이다. 단순하면서도 쓸모 있는 일상의 사물이자 좋은 디자인의 사례를 담은 이 물건들은 그러나 어떻게 좋은 디자인이 또한 거대한 문제의 일부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전시의 큐레이터 토마스 A. 가이슬러는 “디자인은 우리가 당연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실제 형성되는 데 자진하여 한몫한 공범”이라고 지적한다. 


플라스틱 커틀러리를 유물처럼 전시한 것은 그것들이 유물이 되어야만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숟가락 고고학’은 사라질 플라스틱 커틀러리들과 함께 그 대안의 단초들도 제시하였다. 그중 하나가 찰스 & 레이 임즈 부부의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1972년도 다큐멘터리인 <바나나 잎>이다. 바나나 잎을 식기로, 손을 도구로 삼는 남인도 사람들의 식문화를 담은 작품으로, 플라스틱 커틀러리의 대안을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도록 한다. 더불어 숟가락을 둘러싼 방대한 역사를 담은 인포그래픽은 대안적 상상이 현실에 발붙이기 위해 고려해야 할 복잡다단한 요인들을 담아냈다. 


인간 생활의 변화를 위해 태어났고, 또 변화를 위해 사라지게 될 작은 플라스틱 도구들. 토마스 A. 가이슬러는 말한다. “기후위기와 팬데믹은 우리에게 자연과의 공명을 위해서는 그간의 습관을 바꾸고 직관에 귀를 기울이며 공감의 능력을 얻으라 가르쳐주었다. 복잡한 연결지점들의 이해로, 디자인은 의식을 일깨우고 낡은 시스템과 맞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021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 독일관 ‘숟가락 고고학’ 전시
2021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 독일관 ‘숟가락 고고학’ 전시
2021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 독일관 ‘숟가락 고고학’ 전시 현장 © Heiko Prigge
2021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 독일관 ‘숟가락 고고학’ 전시 현장 © Heiko Prigge
© Heiko Prigge
© Heiko Prigge
© Heiko Prig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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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iko Prigge
© Heiko Prigge
© Heiko Prigge
© Heiko Prigge
© Heiko Prigge
© Heiko Prigge
© Heiko Prigge
© Heiko Prigge
카이 링케, ‘숟가락 고고학’ © Liun Kim
카이 링케, ‘숟가락 고고학’ © Liun Kim
© Kai Lin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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