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주행하는 것만으로 전기차의 배터리가 충전된다면. 전기차 보급의 핵심이라 할 배터리와 충전 관련 문제의 부담을 한결 덜어낼 만한 발상이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무선 충전 도로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퀄컴 사의 ‘퀄컴 헤일로’ 등 여러 국가와 기업에서 관련 기술이 개발 중인 가운데, 이스라엘의 한 테크 스타트업도 그 대열에 서 있다. 일렉트레온(Electreon)의 무선 충전 도로가 이탈리아 밀라노와 브레시아를 잇는 구간에 건설될 예정이다.

이름하여 ‘다이내믹 무선 전력 전송(Dynamic Wireless Power Transter)’은 도로 아래 매설된 구리 코일에서 주행하는 자동차 하단의 섀시에 설치된 리시버로 전기를 자기유도 방식으로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일렉트레온은 2020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전기버스를, 2021년 1월 스웨덴 고틀란드에서 전기트럭을 대상으로 무선 충전 도로를 시험하였고, 이를 통해 실제 주행하며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또 스웨덴처럼 혹독한 겨울 환경에서도 충전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도로 자체의 충전소화. 어딘가에 멈추어 차량을 충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개인 승용차 운전자에게도 편리하겠지만, 이것이 ‘도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특히 일정한 노선을 달리는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수단이나 물류운송 트럭에 적용될 때의 잠재력에 주목할 만하다. 일렉트로레온의 초반 시험은 바로 이 지점을 정확히 겨냥한다. 또한 주행하며 상시 충전이 가능하기에, 대형 차량이라 해도 꼭 크고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할 필요가 없다는 것 역시 주요한 장점이다.

이들 시험의 성공에 힘입어, 일렉트레온은 이탈리아에 약 1km 구간의 무선 충전 도로를 시공하고, 스텔란티스, 이베코와 같은 완성차 기업과 협업하여 이번에는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의 무선 충전 주행을 시험할 예정이다.